난 당신의 무엇이 될까
그대 눈길 닿는 곳에
다소곳이 놓여 있다가
그대가 부르면 황홀한 듯 달려가
당신의 기다란 목에 온종일 매달려
사랑을 졸라대는
그대의 넥타이가 될까 봐
그대의 넥타이가 될까 봐
난 당신의 무엇이 될까
당신의 몸 가까이 다가서
하나뿐인 촉수 나긋이 세우고
그대의 달콤한 입김에 황홀해하며
그대에게 전해오는
메시지를 귀에 속삭이는
그대의 예쁜 폰이 될까 봐
그대의 예쁜 폰이 될까 봐
난 당신의 무엇이 될까
둘만의 식탁에 마주 앉아
사랑의 눈길로 서로를 마주하며
그대의 허기를 곰삭은 손맛으로 버무려
그대의 공복 속으로 아낌없이 넣어주며
혀끝에서 반짝반짝 웃어주는
그대의 하얀 은수저가 될까 봐
그대의 하얀 은수저가 될까 봐
아니야 아니야
모두 모두 다 바람이야
삶도 사랑도 웃음도 모두 다 바람이야
외로운 밤 창가에서 한숨처럼 불어 예는
당신의 애장품 트럼펫이 되어
당신의 애장품 트럼펫이 되어
당신과 함께 밤새도록 울어 옐 거야
당신과 함께 밤새도록 울어 옐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