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오늘 꼭 얘기해야 할 것 같아
사랑, 일, 돈, 가족, 친구
그중 하나에서 시작된 수렁
더 빨려 들어갈 수 없어
끝 바닥에 발이 닿았으니까
어둠 속의 어둠 안에 갇힌 공간
시간 속에 시간 뒤로 묻힌 시간
애석하게도, 슬프게도 그 시공간이
너가 누워있는 집이란 걸 알고 있어
잘해 보려고 했을 뿐인데
잘해 주려고 했을 뿐인데
그저 살아보려 했을 뿐인데
세상은 너에게 모질기만 하지
알아, 참 쉽지 않은 거,
참 뜻대로 되지 않는 거
하지만 오늘은, 부디 오늘은
세상과의 싸움을 멈춰줘
그리고 잠시만, 아주 잠시만
링 밖으로 내려와줘
너가 싸움을 먼저 걸었다면
넌 힘들어하고 있지도 않을 거야
싸우기 싫은 싸움을 하고 있어서
넌 지금 어둠 속에 멈춰 있는 거야
넌 그런 사람이야
넌 그렇게 착하고 여린 사람이야
오늘은, 할 수 있다면
내일 아니면 며칠,
불 꺼진 방에서 눈을 감아봐
머릿속에 치르고 있는 싸움
잠시 멈춰.
그 싸움을 우선 멈춰야 해
싸우지 말고 링에서 내려와
옆을 둘러봐야 해
나를 믿어줘
삶을 움직이는 길,
세상을 움직이는 길
지금 너가 갇힌
그 어둠에서 열려
나를 믿어줘,
꼭 나를 믿어줘
너 옆에
다른 길, 나은 길이 있어
반드시 존재해
믿으면 보이는 길
싸움을 멈추면 보이는 길
삶이 더 행복해지는 시작점
지금 너에게 또다시 다가왔어
그러니 오늘은, 부디 오늘은
세상과의 싸움을 멈춰줘
부디 잠시만, 아주 잠시만
링 밖에서 바라봐 줘
너가 싸움을 먼저 걸었다면
넌 힘들어하고 있지도 않을 거야
싸우기 싫은 싸움을 하고 있어서
넌 지금 어둠 속에 멈춰 있는 거야
길은 너 옆에 있어
넌 그렇게 다시
불을 켜게 될 거야
삶은 그렇게 흘러가잖아
멈춰봐. 그럼 보여.
전쟁 말고 힘든 삶이란 없다잖아
옆을 봐. 길이 보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