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에
한 짐승이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에
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쑹덜쑹
꼬리는 잔뜩
삼미터가 훨씬 넘고
누에 머리를 흔들며어
전동 같은 앞다리에
기둥 같은 뒷발로오
양 귀는 쭉 찢어지고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 르르르르 흩치면서
주홍 입을 쩍 벌리고
'워러렁' 허는 소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자라 목을 움츠리고
가만히 엎쳤겄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에
한 짐승이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에
한 짐승이 내려온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여기 저기 걷다 가
토생원에 별주부에
저녁거리 좋타 네
좋은날도 나쁜날도
내앞에는 평타 치
좌우나졸 용왕앞에
기립하듯 꿈뻑
괜찮아 아직은 전반전
토생원도 자라도 신경전
밥 힘이 부족하니 김치 전
애기 엄마들도 컴백 홈
나는 그냥 앞만보고 전진하지 절대
안 돌아봐 이제 내게 남은거는 돗대
한발 명중 못 시기면 실패하지 은퇴
기회라면 또 오겠지 아니 그럼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