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피 그을린 검은 저녁 아래
별은 아득히 더 멀어져 가네
마치 그림과도 같았던 밤하늘 위
마주 보고 있던 새벽의 별빛들
어쩌면 좋을까?
차디찬 공기에 부딪혀
서로의 새벽에 이슬이 맺혀가
우리 기억은 푸른 꽃잎 위
맺힌 이슬로 마치
떨어지는 비처럼
잡을 수 없는걸
그래 우린 계속해서 물들어가
비바람이 치는 하루 그 사이에
새벽 너머 이슬로 사무쳐가
휘파람이 서글피 닿기도 전에
하루 끝 우리가 있었던 곳
서로가 밀쳤던 기억에 붙잡혀버리곤
그렇게 마쳤던 우리의 추억은
이슬로 맺혀 떨어져 갔네
다 사라지네
하루아침에
흐려진 하늘에 눈이 번져
다 지나가네
하루아침에
빗물은 더 차오르고
넘치지 않게
다시 비워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네
밤이 차올라 다시
봄바람처럼 설레게 왔다,
빨간 낙엽처럼 떠내려갔다.
여름의 온기는 자물어가고
날의 공기는 서늘해져가는데,
우린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다시 되돌아 같은 하늘 아래 반대에서
미련들만 떠내려가도록
꽃향기에
두 나비가 왔고
바람에 흩날리는 저 날개가
그 해에 우리 모습과도 같이
아련하게 보이네
같이 나눴던 말들로
서로를 아프게 하고
이제 그만, 이대로 다
흘려보내리
그래 우린 계속해서 물들어가
비바람이 치는 하루 그 사이에
새벽 너머 이슬로 사무쳐가
휘파람이 서글피 닿기도 전에
하루 끝 우리가 있었던 곳
서로가 밀쳤던 기억에 붙잡혀버리곤
그렇게 마쳤던 우리의 추억은
이슬로 맺혀 떨어져 갔네
떨어진 이슬 속
꽉 차게 들어가 있는 햇빛
그렇게 모인 이슬은
수천수만의 추억이 모인 우리 햇빛 방울
다시 널 또 만나게 되면 어떨까?
바라며 또 오지 않는 계절 앞에 서 있네
다시 오지 않는 하늘 아래
비바람이 치는 하루 그 사이에
새벽 너머 이슬로 사무치던
휘파람은 더 이상 들리지 않네
하루 끝 우리가 있었던 곳
서로가 밀쳤던 기억에 붙잡혀버려
그렇게 마쳤던 우리의 추억은
이슬로 맺혀 떨어져 가고
서로 뒤돌아 나란히
맺혀 떨어져 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