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여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나의 어릴 적 모습으로 그대를 보고 얘기할게요
못 믿을 이야길 해도 그댄 날 믿어주세요
나만의 세상 속 이야기를 완성해 주세요
지나가는 걸음마다
꽃잎이 색을 띠고
나를 보며 이 주위를
왔다갔다갔다 하죠
하늘은 땅이 되어 길을 내줬죠
길 끝에는 작디작은
노란색 오두막이
그 주위엔 새들이
왔다갔다갔다 하죠
그 곳에서 내 곡들은 시작되었죠
분홍빛 하늘의 따뜻함이 날 감싸고
어둔밤 빛나는 불덩이가 날 지켜
밤에는 요정의 울음소리
낮에는 쏟아지는 빗소리
모든 게 음악이 되기엔 너무나 충분했죠
나를 듣는 그대여 혹시 지루하지는 않나요
호기심으로 가득 찬 아이같은 눈으로 날 봐줘요
나만의 꾸며진 얘기라고 비웃곤 하겠죠
모두들 자신의 동화책을 쓰고 싶잖아요
여섯마리 은빛 현이
스스로를 퉁겨내며
내 손 위를 우아하게
왔다갔다갔다 하죠
그 울음은 조명, 무대 모든 게 되겠죠
음표 위엔 수십 명의
화려한 악사들이
손끝으로 춤을 추며
왔다갔다갔다 하죠
당신께 전해지는 이 얘기처럼
나의 모든 소리들이
악센트를 요구하며
나의 손을 붙잡고선
피날레로 데려왔죠
끝없는 잔향이 날 넓게 감쌌죠
이 동화의 마지막은
당신께 맡길게요
그 무한한 상상력은
나를 울게 만들겠죠
이 얘기는 곡이 되어 완성되겠죠
밤에는 요정의 울음소리
낮에는 쏟아지는 빗소리
모든 게 음악이 되기엔 너무나 충분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