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가락 모음

전병훈
앨범 : 전병훈의 노랫가락 모음

충신은 만조정이요 효자열녀는 가가재라
화형제 낙처자하니 붕우유신 하오리라
우리도 성주모시고 태평성대를 누리리라
송악산 내리는 안개 용수봉의 궂은비 되어
선죽교 맑은 물에 원앙선을 띄워놓고
밤중만 월색을 쫓아 완월장취
저달은 떠서 대장이 되고 견우주성은 후군이로다
동자야 너는 바삐가서 행(향)군 젓대를 갖추어라
저 해가 떴다 지는대로 행(향)군 결단을 하러갈까
공자님 심으신남게 안연증자로 물을 주어
자사로 뻗은 가지 맹자꽃이 피었도다
아마도 그 꽃 이름은 천추만대에 무궁환가
울밑에 벽오동 심어 봉황을 보럈더니
봉황은 제아니오고 날아드느니 오작이로다
동자야 저 오작 쫓아라 봉황이 앉게
운종룡 풍종호라 용이 가는데 구름이 가고
범가는데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나도가요
천리에 님 이별하고 주야상사로 잠못이뤄
어버이 살아계실 제 섬길 일을 다하여라
세월이 지나간 후엔 애달픈 마음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하니 후회막심.
만균을 늘어내여 길게길게 줄을 꼬아
하늘 높이 떠 가는 해를 휘휘칭칭 잡아매어
연로한 부모님을 더디 늙게 하리로다
무량수각 집을 짓고 만수무강 현판달어
삼신산 불로초를 여기저기 심어놓고
북당의 학발양친을 모시어다가 연년익수
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흉하다 싫다던고
저 새의 반포보은이 어찌 이리 극진하여
사람이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 하였노라
한평생 허덕이면서 남은 것이 그 무엇인가
담소화락 엄벙덤벙 매양일줄만 알았더니
야속한 무정세월이 이내 청춘만 앗아갔네
세상에 시달린 몸 산사에 들러 의지하니
절간에 늦은 종소리 이내 설움을 아는 듯이
아서라 다 떨쳐 버리고 염불 공부나 하여볼까
서산에 지는 해는 동쪽 재로 다시 돋고
가을 바람 지는 잎은 삼월 봄에는 또 피건만
어이타 우리 인생은 한번 가면은 오질 않네
백년삼만 육천일을 매양인줄 여기지마라
몽리춘풍 빠른 광음 아차 잠깐 지나가니
두어라 사시풍경에 취해 놀면 어떠하리
내 한을 누구를 주고 누구의 한은 가져다가
한 평생 기나긴 밤을 한스러움에 지새우니
결국엔 말하지 못하고 홀로 설워 새는구나
사랑도 하여보고 이별 역시 하였노라
오동추야 긴긴밤을 기다리기도 하였노라
쓰리고 아픈 가슴을 쥐고 울기도 하였노라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마음속 한자락 춘심을 두견이 너는 알련마는
사랑이 병이 되어 잠 못들고 새우노라
알뜰히 맺었던 사랑 울며불며 헤어지니
아프고 쓰린 가슴을 어이 달래 진정하리
잠들적 청춘이더니 겨우 깨니 백발이라
님을 믿을 것이냐 못믿을 것이 님이로다
믿을만한 사시절도 전혀 믿지는 못하련만
하물며 남의 님 정이야 어이 진정 믿을소냐
가고 못올 님이면 정이나 마저 가져가지
님은 가고 정만 남으니 정 둘 곳이 난감이로다
이 정을 어디두었다 님 오실 때에 풀어볼까
원앙금침 마주베고 잠이루길 어제러니
깊게도 믿었던 님은 나를 버리고 어디 갔나
백년살자 굳은 언약이 허사 될줄을 뉘라 알리
인연없는 그 사랑을 잊어도 잊어무방 하련마는
든정이 병이되어 살으나니 간장이라
지금에 뉘우친들 무슨소용
님 그린 상사몽이 귀뚜라미 넋이 되어
추야장 긴긴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슬피 울어 깨워볼까
귀또리 저귀또리 어여뿔사 저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밤에 절절히도 슬피 울어
네 비록 미물일망정 내 뜻 알기는 너뿐인가
꿈아 무정한 꿈아 오셨던 님을 보내는 꿈아
오신 님 보내지말고 잠든 나를 깨워주지
일후에 님이 오시면 님을 잡고서 날 깨워주렴
사랑도 거짓말이요 님이 날 위함도 또 거짓말
꿈에 와서 보인단 말도 그것 역시 못믿겠구려
날같이 잠 못 잔다면 꿈인들 어이 꿀 수 있나
달 같이 떠오른 님을 저 달 옆에다 달아 놓고
달달이 그리운 정을 어느 달에나 풀어보리
달 보고 한숨 짓자니 저 달 지는 줄 몰랐구나
비는 온다마는 님은 어이 못오는가
구름은 간다마는 나는 어이 못가는가
언제나 비 구름되어 오락가락
동지섣달 쌓인 눈은 봄바람 불며는 다 녹건마는
이내 가슴 쌓인 수심은 여름이 와도 아니녹네
언제나 님을 만나 쌓인 수심을 풀어볼까
해 지고 황혼이 되면 내 아니가도 제 오련만
제 몸에 병 없으면 뉘게 잡혀서 못 오는고
아서라 생각을 마라 부르던 노래나 불러보자
내사랑 남 주지말고 남의 사랑을 탐내지 마라
알뜰한 내 사랑에 잡사랑이 섞일세라
우리도 이 사랑 가지고 이별없이 살아볼까
옥으로 함을 새기어 님도 들고 나도 들어
금거북 자물쇠를 어슥비슥이 채워 놓고
명천이 내 뜻을 받아 열쇠없이
남의 님이 좋다하면서 내가 어이 매양보리
한 열흘 두 닷새에 여드레만 보고지고
그 달도 서른날이면 남은 이틀은 어이하리
그립고 애달파도 부디 보지 마옵소서
만나서 아픈 가슴이 상사보다 더하오니
혼자서 잊어내면서 남은 일생을 보내시오
이내 한숨 바람이 되고 눈물은 흘러 비가되니
님 계신 영창문 밖에 불면서 뿌리고저
떠나는 님 깊이 든 잠을 불고 뿌려 깨워볼까
녹양이 천만사인들 가는 춘풍 어이하며
탐화봉접인들 지는 꽃을 어이하리
사랑이 깊다 하여도 떠나는 님을 어이하리
이몸이 학이나 되어 나래 우에다 님을 싣고
천만리 날아를 가서 이별 없는 곳 내리리라
그 곳도 이별있으면 또 천만리
두견아 우지를 마라 너가 울어도 소용없다
울려거든 너만 울지 나를 어이 울리느냐
아마도 네 울음소리 이내 가슴을 울렸구나
청산이 불로하니 미록이 장생하고
강한이 무궁하니 백구의 부귀로다
우리도 이 강산 풍경에 분별없이도 늙으리라
청류벽 사월천에 녹음방초 승화시라
편주에 술을 싣고 벽파로 내려가니
아마도 세상영욕이 꿈이런가
백사청송 무한경에 해당화 붉어 있고
벽파상에 갈매기는 벗을 찾아 노니는데
한가한 저 범선은 풍경을 쫓아 오락가락
백운간 옷을 떨고 강릉별개 들어가니
평포호색 이십리요 경개절승 경포대라
아희야 배 자주 저어라 달맞이 갈까
받으시오 받으시오 이 술 한잔을 받으시오
이 술은 술이 아니라 먹고 놀자는 경배주요
이 술을 마시고 나면 천년만년을 사오리라
잔 잡아 취하게 먹고 홀로 두렸이 앉았으니
이 세상 만단시름 가노라고 하직한다
아희야 잔 가득 부어라 가는 시름 배웅하게
큰 잔에 가득부어 취토록 마시면서
만고의 영웅들을 손꼽아 헤어보니
아마도 유령 태백이 내 벗인가
태백이 애월터니 남은 달이 반달이요
유령이 애주터니 남은 술이 반잔이라
남은달 남은 술 가지고 완월장취
한잔 먹으세 그려 또 한잔 먹어보세
가난하나 부유하나 인생 한번 뿐일러니
사람이 죽고 나서야 후회하면 무슨 소용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밤새도록 놀아보자
금수강산 자리를 펴고 백두산 베고 누웠으니
금강산 제일봉에 일월성신이 춤을춘다
하해가 술이라며는 세상이 모두 다 안주로다
대붕을 손으로 잡아 번개불에 구워먹고
곤륜산 옆에 끼고 북해를 건너 뛰니
태산이 발 끝에 채여 왜각테각 하는구나
작작요요 도리화는 삼월동풍에 흩날리고
양류청청 꾀꼬리 쌍쌍 녹음방초 시절이라
황국단풍 백설이 분분 사시가절이 좋을시고
도화 이화 행화 방초들아 일년춘광을 한치마라
너희는 그리하여도 여천지 무궁이라
우리는 백세뿐이라 그를 설워
담장 안에 피어난 꽃이 모란이냐 해당화냐
햇뜩 발긋 피어있어 남의 눈을 놀래키니
저 꽃이 임자 있으랴 내 꽃보듯 하리라
명사의 해당화야 나비 왔음을 괴로워 마라
고움이 항상이며 청춘인들 영원하리
일후에 낙화가 지면 후회막급 하노매라
백운심처 유인가라 길을 멈추고 들어보니
오동복판 거문고에 새 줄얹어 타는 소리
백학이 제 짐작하여 우줄우줄 춤을 추네
바람이 물소린가 물소리 바람인가
석벽에 걸린 노송 움츠리고 춤을 추니
백운이 허위적 거리고 창천에서 내리더라
대 심어 울을삼고 솔 심어 정자로다
백운이 덮인 곳에 내 있는줄 그 뉘 알리
백학이 뜰에 와 배회하니 함께 놀려
만학천봉 운심처에 두어 이랑 밭을 일어
삼신산 불로로를 여기저기 심었더니
문전에 학 탄 선관이 오락가락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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