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그곳은 춥지만 따뜻했다
꿈을 쫓아갔던 길었던 밤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이곳은 따뜻하지만 춥다
땀을 흘려왔던 길었던 낮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지나간 것은 다 미련 없다
잠시 이곳에 머무른 사이에
그곳엔 꽃들이 점차 시들었다
꺾이지 않으려 그날을 떠올려
그때의 색조를 되품어
차가웠던 겨울이 지나고 다시
따뜻한 봄비가 내려온다
달 옆에 떠 있는 별이
멀어도 화려한 밤이
항시 날 비추며 바라보며
자릴 지키며 서 있어
결이 딱 맞았던 행성
지켜야 할 것도 많기에
난 그곳을 못 떠나
하얗게 태웠던 순간들은 밝게
다시금 비칠 것 같은 이듬해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그곳은 춥지만 따뜻했다
꿈을 쫓아갔던 길었던 밤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이곳은 따뜻하지만 춥다
땀을 흘려왔던 길었던 낮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이곳에 나, 서 있는 동안
주저 않지 않던 민초의 난
주변에 성숙한 열매와 함께
물들어지며 굳건해진 마음
시간의 흐름이 안 느껴지는
이 공간의 삶은 새로운 안식처
눈물이 다 그쳐 해가 뜬 날
광합과 호흡이 흐르는 낮
단단해져가는 뿌리의 방향은
헝클어짐 없이 여전히 두 갈래 길로
막다른 길에 들어서도
언젠간 또다시 만나는 길목
어떠한 곳에 있어도
빛나는 순간을 담아 써내려가 시를
다시는 오지 않을
스물의 마지막 해를
찬란히 피우길 두 개의 꽃을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그곳은 춥지만 따뜻했다
꿈을 쫓아갔던 길었던 밤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이곳은 따뜻하지만 춥다
땀을 흘려왔던 길었던 낮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그곳은 춥지만 따뜻했다
꿈을 쫓아갔던 길었던 밤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
한참 동안을 머물렀다
이곳은 따뜻하지만 춥다
땀을 흘려왔던 길었던 낮
다시금 서서 다음 세계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