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6일, 저는 런던 공항의 입국 심사관으로부터
잠시만 기다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여권을 빼앗긴 저는 그가 앉아있으라는 곳에 가서
앉아있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떠한 안내도 없이 두 시간이 흐르고
두 명의 직원이 다가와 저의 양팔을 붙들고는
공항 한쪽 구석의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들은 내 얼굴을 촬영하고, 지문을 채취하고,
배낭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나는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건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외국인.
내가 선택한 적도 없는데 나는 외국인이었다.
국경을 지키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처리해야 할 존재였다.
여덟 시간 후, 운 좋게도 입국허가를 얻은 나는
수용소를 나서며 뒤를 돌아보았다.
장애인, 흑인, 트랜스, 난민, 집시들이
남아 있었다.
3년 후 돼지를 기르는 공장에 처음 들어가 보았을 때,
그 방의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갇힌 채 불타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러나 누가 갇혀 있는지도 나는 몰랐다.
갇힌 채 불타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러나 어떤 몸은 불타오르고 나서야
갇힌 방을 나설 수 있었다.
갇힌 채 불타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러나 갇힌 채 태어났기 때문에 도살장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가야만 하는 삶이 존재한다.
갇힌 채 불타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러나 누군가의 죽은 몸은
타오르는 불 위에서 서서히 익어갔다.
그 불씨가 꺼지지 않는 한
우리를 가두는, 서로를 가르는
철창은 영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