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한 톨로 장가간 총각

엄마의 인형동화
앨범 :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인형동화 Vol.5
작곡 : 조아영
편곡 : 조아영

옛날 어느 마을에 약속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총각이 있었어요.
어느 날, 총각은 과거시험을 치르러 한양으로 가야 됐지요.
그러자 친구가 다가와 총각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어요.
“한양에 사는 내 친척에게 이걸 꼭 좀 가져다주겠니?”
친구가 총각에게 건네준 것은 다름 아닌 좁쌀 한 톨이었지요.
“내가 꼭 전해줄 테니 걱정 마.”
총각은 친구에게 약속을 하고 서둘러 길을 떠났어요.
어느덧 어둠이 찾아오자, 총각은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주막을 찾아 들어갔지요.
“하룻밤 묵고 가려 하는데 방이 있습니까?”
“그럼요. 있고 말고요. 어서 들어오세요.”
총각은 친구가 준 소중한 좁쌀 한 톨을 주인에게 건네주며 잘 맡아달라고 말했어요.
“비록 좁쌀 한 톨이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것이니 내일 아침까지 잘 보관해 주세요.”
‘응? 겨우 좁쌀 한 톨이 뭐가 소중하다는 거야?’
“아이고 당연하죠. 걱정 마시고 푹 주무세요.”
주인은 하찮아 보이는 좁쌀 한 톨을 건네받고 속으론 비웃었지만
겉으론 총각을 안심시키며 걱정 말라했지요.
하지만 주인은 총각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좁쌀을 아무 데나 던져놓고 사라졌어요.
다음 날 아침이 되었지요.
떠날 채비를 마친 총각은 주인을 찾아가 어젯밤에 맡긴 좁쌀을 달라고 했어요.
“좁… 좁쌀이요?
아, 맞다. 하필 그 좁쌀을 쥐가 먹어버렸지 뭐예요. 어쩌죠?”
“쥐가요? 제가 귀한 것이니 잘 맡아달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할 수 없죠! 그럼 좁쌀을 먹은 그 쥐라도 저에게 주세요.”
주인은 겨우 좁쌀 한 톨에 집착하는 총각이 이상했지요.
그러나 완고한 총각의 태도에 주인은 아주 쥐나 잡아서 건네주었어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총각은 쥐를 들고 다시 길을 떠났답니다.
또다시 밤이 되자 총각은 다른 주막을 찾아 들어갔어요.
이번에도 총각은 주인에게 쥐를 주면서 중요한 것이니 잘 맡아달라고 부탁했지요.
‘에구머니나, 대체 이 징그러운 쥐가 뭐가 중요하다는 거야?
아이참 보기도 싫은데 이걸 어떻게 맡아달라는 거람.’
“걱정 말아요. 내가 잘 보관했다가 내일 아침에 꼭 돌려줄게요.”
그러나 총각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주인은 쥐를 손으로 잡기 싫어 우물쭈물거리다 그만 놓치고 말았어요.
“그냥 징그러운 쥐일 뿐인데... 뭐라 안 할 거야.”
그렇게 주인은 쥐를 찾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갔지요.
다음 날이 되자 총각은 주인에게 찾아가 맡긴 쥐를 달라고 했어요.
“쥐… 쥐요?
아 맞다. 아니 글쎄 어디선가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 쥐를 먹어버렸지 뭐예요.”
“고양이가요? 그럼 제 쥐를 잡아먹은 고양이를 저에게 주세요.”
이번에도 주인은 총각에게 아무 고양이나 잡아 건네주었지요.
총각은 고양이를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어요.
그러고도 총각은 몇 번의 주막을 더 거쳐 갔지요.
그럴 때마다 총각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니 잘 맡아달라고 부탁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간직해 준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고양이 대신 개가 돌아왔고 개 대신 말을, 말 대신 소를 총각에게 주었지요.
드디어 소와 함께 한양에 도착한 총각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소를 주인에게 맡기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큰일이 생겼지요.
글쎄 주인의 아들이 자기 집 소인 줄 알고 총각의 소를 대신 정승댁에 팔아버렸지 뭐예요.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저희가 팔려 했던 소를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꼭 그 소여야 하니 정승댁이 어딘지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총각은 서둘러 정승 댁으로 달려가 정승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사정 얘기를 들은 정승은 난처해했지요.
“이를 어쩌지? 그 소는 이미 잡아서 먹어버렸는걸.”
“네? 뭐라고요? 그럼, 그 소를 먹은 사람이라도 대신 저에게 주세요.”
“사람을? 아직까진 소를 먹은 사람이 내 딸뿐인데 내 딸을 데려가겠는가?”
그 말을 들은 총각은 무척 놀랐지만 따님을 달라고 당당하게 얘기했지요.
“허허허, 알겠네. 우선 과거 시험부터 보고 얘기하세.”
“알겠습니다.”
정승은 아무리 하찮은 약속일지라도 소중히 생각하는 총각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총각이 과거시험에 어떻게 되든 사위로 삼을 생각을 했지요.
드디어 시험을 치른 총각은 당당하게 과거 급제하고 다시 돌아왔어요.
그리고 정승의 딸과 혼인도 했지요.
누구와 한 약속이든 그리고 그 약속이 다른 사람에게는 보잘것없이 보이는 것라도
총각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여 커다란 행복을 찾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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