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에 서서
걸어오는 너를 바라보네
오늘은 더워서
그늘이 필요할 거야
잠시 쉬었다가
한동안 돌아오지 않겠지만
나는 외롭지 않아
너를 위해 태어났으니까
먼 훗날 나에게
작은 밑동 하나 남겠지만
언제든 찾아와줘
나는 모자란 나무야
내 몸의 팔다리를
하나씩 잘라서 태우겠지만
나는 아프지 않아
너를 위해 사라졌으니까
먼 훗날 나에게
작은 밑동 하나 남겠지만
언제든 찾아와줘
나는 모자란 나무야
먼 훗날 너에게
더 이상 줄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찾아와줘
나는 모자란 나무야
나는 모자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