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어
가도 가도 제자리야
바람 한 점 남지 않은 밤
도착할 수 있는 걸까
숨 막혀
선명하던 세상에서
더딘 하루 끝에 찾은 건
낯선 적막과 불안뿐
멈춰버린 시계의
결말은 어떤 걸까
그대로 버려지는 엔딩
기회는 없는 걸까
두려워
노력해도 안 된다면
검게 시든 봄날 꽃처럼
떨어지고 밟히겠지
견뎌내
지친다는 말도 삼켜
깊은 밤을 버텨내야 해
추락하면 끝이야
멈춰버린 시계는
아무도 찾지 않아
그러니 아픈 숨결 감춰
태연히 고개 들어
올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늘 외로웠던 이유는
내일 되면 알 테니까
올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늘 쓸쓸했던 마음은
내일 보상 받을 테니까
올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올라가
올라가
올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