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여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울음을 우는디,
“갈까부다, 갈까부다. 임 따라서 갈까부다. 바람도 수여 넘고, 구름도 수여 넘는,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다 수여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러 갈까부다. 하날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일도 보련마는, 우리 님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간디 이다지도 못 보는고. 이제라도 어서 죽어 삼월동풍 연자되어, 임 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노닐다가, 밤중이면 임을 만나 만단정회를 허여볼까 뉘 년의 꼬염 듣고 여영 이별이 되랴는가? 어쩔거나 어쩔거나. 아이고, 이를 어쩔거나.” 아무도 모르게 설리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