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과거를 꽉꽉 대노니 뗄 수 가 없거든,
“오,, 이제 보니 네가 바로 그 흥보냐? 심심허든 참에 네 이놈 잘 왔다. 이애 마당쇠야. 대문 걸고 아래 행랑 동편 처마 끝에 가서 지리산에서 걸복쳐 내온 박달 몽둥이 이리 가져오너라 . 이런 놈은 복날 개 잡듯 해야디여.”
자진모리)
놀보놈 거동 보소 지리산 몽둥이를
눈 우에 번뜻 들고 네 이놈 흥보놈아
잘 살기 내 복이오 , 못 살기도 네 팔자.
굶고 벗고 내 모른다.
볏섬 주자 헌들 마당의 두지 안에 가득가득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두지 헐며
전간 주자 헌들 철록판 금괘 안에 다물다물이 환을 지어 떼돈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괫돈 헐며 찌갱이 주자헌들
구진방 우리 간에 떼돼야지가 들었으니
너 주자고 돈 굶기며 싸래기 주자 헌들
황계 백계 수 백마리가
턱턱허고 꼬끼오 우니
너 주자고 닭 굶기랴.
몽둥이를 들어 매고
“네 이놈 강도놈아” 좁은 길 벼락치 듯, 강짜 싸움에 계집 치 듯, 담에 걸친 구랭이 치듯, 후닥딱 철퍽.
“아이고 형님 나 죽것소” “이놈!” 후닥딱
“아이고 형님 사람 좀 살려 주오.” “이놈” 후닥딱
“아이고 형님 박 터졌소”
몽둥이를 피하느라고 올라 갔다가 내려 갔다가
대문을 걸어 노니 날도 뛰도 못허고 그저 퍽퍽 맞는디. 안으로 쫒겨 들어가며
“아이고 형수씨 사람 좀 살려주오. 아이고 형수씨 사람 좀 살려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