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내게 말을 한다 생의 한가운데에서 넌 지금 어디에 서있냐고
남보다 뒤쳐진 건 아닌지 제대로 가고는 있는지를
그러면서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되고
또한 그로 인해 많은 삶의 흔적들을 금새 잊어 버린다.
난 사실 자신이 없다. 조금은 어색했지만 교복이 잘 어울리던 그때
그런 시절 내게 있었던 용기와 패배의 단어를 잊은지 오래다.
난 변해가는게 두렵다. 병실 안으로 울려 퍼지던 내 작던 울음소리는
언제부턴가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짐승의 소릴 닮아가기 시작했다.
무뎌진 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건 오직 썩은 종이 냄새와
내 머리 위에 있는 이를 이기기 위한 작은 욕망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