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을 지나왔다
많은 것들을 만났고 때론
세상의 아름다움을 홀로 지켜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대에게 미쳐 하지 못했던 이야기
나로 하여금 어두운 밤 홀로
적막한 길을 나서게 한 사연
그때 서쪽으로 날아가던 새 한 마리를 기억한다
그때 그칠 줄 모르고 지루하게
내리던 밤비를 기억한다
작은 세계에서 상처만 더하고 살아온 나날들...
이제는 강물에 흘려보낸다
이제 다시 시작하리라
내게는 아직도 시간이 있다
이제 추억의 아주 먼 곳에서
돌아와 그대곁에 가볍게 서리라
은빛 연필로 눈부시게 생을 그려 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