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구르는 낙엽처럼
나 그렇게 살아왔지
평생 찌그러진 깡통처럼
나 그렇게 살아왔지
내 체인 장지갑엔 2만원이
내 전부지
가죽지갑은 낡아서 실밥이
터져버린 채
잠시 동안의 인생아
투덜쟁이 인생아
바람 차가운 거리에 술에 풀어진
내 그림자
내 마음엔 그렇게 비가 내렸지
그리고 밤하늘엔 별이 빛나고
내 낡은 옷깃 위에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녹슬은 양철지붕 위에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메마른 회색 빌딩 위에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막막함과 먹먹함이 빗물에 섞여
나를 웃게 한다
11월의 늦은 가을은 침묵하는
그리움이
창고에 쌓여가듯 누에고치처럼
굳어져 간다
내 마음엔 그렇게 비가
내렸지
그리고 밤하늘엔 별이 빛나고
왜 그렇게 너를 생각하면 담배가
모자른건지
니가 그리워 술이 땡기면
바이크를 땡기고
그저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히 너를
추억하지
세월 없는 그리움은 오로지
마음뿐이네
늘 풀어헤친 나의 옷엔 바람이
자유롭네
녹슨 바이크 안장위에 나는
자유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