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 팔만
구암자 유점사법당뒤에
칠성단 도두 모고
팔자에 없는 아들 딸 나달라고
석 달 열흘 노구 메
백일정성을 말고
타관객리 외로이
난 사람 괄시를 마라
태산준령 험한 고개 칡넝쿨
얼크러진 가시덤불 헤치고
시냇물 굽이치는
골짜기 휘 돌아서 불원천리
허덕지덕 허위단심 그대 찾아
왔건만 보고도 본체 만체 돈단무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세파에 시달린 몸 만사에 뜻이
없어 홀연히 다 떨치고
청려를 의지하여 지향 없이
가노라니 풍광은 예와 달라
만물이 소연한데 해 저무는
저녁노을 무심히 바라보며
옛일을 추억하고 시름없이
있노라니 눈앞에
온갖 것이 모두 시름뿐이다
산비탈 굽은 길로 얼룩암소
몰아가는 저 목동아
한가함을 자랑마라
나도 엊그제 정든 님을 이별하고
일구월심 맺힌 설움
이내 진정 깊은
한을 풀길이 바이없어
이곳에 머무르니
처량한 초적일랑
부디불지 마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