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조용히 교감을 나눈 후
너는 침대가에 가만히 걸터 앉아
앙상한 벗은 몸으로
조금은 떨린 손으로
음 나를 집어들었지
그녀는 얇은 담요로
조금은 낡은 천으로
야윈 가슴을 가린채
그런 너의 뒷모습을 조금은 지친 등을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지
10년 전의 너는 항상 굶주려 있었고
야망과 꿈으로 가득차 있었고
먼곳으로 위로 앞으로 나아가려 했고
언제나 무언가를 찾아 헤맸지
아름답고 단단한 몸으로
생기있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듯이
음 당당했었지
니가 나를 연주할 때면
그녀는 동경의 눈빛으로
너를 꿈꾸듯 바라보았지
하지만 이제 너는 앙상하고
음 나는 낡았고
너의 등은 구부정해지고
나의 긴 목은 휘어지고
차가운 삶의 무게는
너의 어깨를 누르고
어느새 쌓인 먼지는
나의 몸통을 누르고
갈라진 너의 목소리를
음 녹슨 나의 여섯줄을
그녀도 알고 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
아무 것도 모른채
그렇게 모든게 흘러가
쌓이기도 전에 그냥 잊혀져 모든게
너와 나의 시간은 우리의 기억에만
흩어진 소리로만 남아있을 뿐
음 모든건 추억일 뿐이란 말들로
위로를 해봐도
맥빠진 어깨를 떨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