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여러 봉사들도 심부원군과 함께 춤을 추고 노는디 그 중의 눈 못 뜬 봉사 하나가 아무 물색 모르고 함부로 뛰고 놀다가 여러 봉사 눈 뜬 것을 가마니 듣더니마는 한편에 가 울고 있구나 심황후 보시고 분부허시되 “지어 비금주수도 눈을 떳난디 저 봉사는 무슨 죄가 지중허여 홀로 눈을 못 떳는고 사실을 알아 들여라” 황봉사가 아뢰난디
(중모리)
“예 예 아뢰리다 소맹의 죄를 아뢰리다 심부원군 행차시에 뺑덕이네라 하는 여인을 앞세우고 오시다가 주막에 숙소할 제 한 밤중에 유인하여 함께 도망을 하였는디 그날 밤 오경시에 심부원군 우는 소리 구천에 사무쳐서 명천이 아신 바라 눈도 뜨지 못 하옵고 이런 천하 몹쓸 놈을 살려 두어 쓸 데 있오 비수검 드는 칼로 당장에 목숨을 끊어주오”
(아니리)
심황후 들으시고 “네 죄를 생각허면 죽여 마땅허나 네 죄를 네가 알고 말하기로 특히 살리노라” 어명 허여 놓니 황봉사는 눈을 하나 밖에 못 뜬 것이 마치 총 놓기 좋게 되었구나 이런 일을 보더라도 적선지가에 필요여경이요 적악지가에 필요여앙이라 어찌 천도가 없다 하리요
(엇중모리)
그 때에 심생원은 부원군을 봉허시고 안씨 부인 교지를 내려 정열부인을 봉 허시고 무릉촌 승산 부인은 별급상사 시키시고 그 아들을 직품을 도두어 예부상서 시키시고 화주승은 불러 올려 당상을 시키시고 젖 먹이든 부인들과 귀덕어미는 천금상을 내리시고 무릉태수 형주자사는 내직으로 입시 허고 도화동 백성들은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 만만세를 누리더라 어화세상 부녀네들 이 소리를 허망히 듣지 말고 심청 같은 효성으로 전추유전 허옵시다 그 뒤야 뉘가 알리 고가도 창창 부락이라 그만 더질더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