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이 거리에 바람이 불고 돌아가는
발길마다 무거운데 화사한 가로등
불빛 너머 뿌연 하늘에 초라한 작은
달 오늘 밤도 그 누구의 밤길 지키려 어둔
골목, 골목까지 따라와 취한 발길
무겁게 막아서는 아, 차가운 서울의
달 한낮의 그림자도 사라지고 마주치는
눈길마다 피곤한데 고향 잃은 사람들의
어깨 위로 또한 무거운 짐이 되어
얹힌 달 오늘 밤도 어느 산길, 어느
들판에 그 처연한 빛을 모두 뿌리고 밤
새워 이 거리 서성대는 아, 고단한
서울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