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비에 젖고 꿈은
신물에 젖고 난 내 침대에 홀로
남은 눈물도 없이
아무 기운도 없이
그저 가라앉는데
점점 꺼져 가는데
이제는 정말 놓아야 할까
놓아야 할 때라 생각하지만
그 순간 벼락 같이
더운 피가 올라와
내 두 뺨을 덥히고
또 다시 눈물이 나고
결국 나를 여태껏
움켜쥐고 버틴 건
내가 아닌 너였단
참 새삼스런 사실에
고통은 잦아들고
이젠 멍한 눈으로
거울을 보고 있어
닻도 등대도 없이 마치 난파선
같이 점점 가라앉는 날
그저 보고만 있어
이제는 정말 보내야 할까
보내야 할 때라 생각하지만
그 순간 벼락 같이
더운 피가 올라와
전율하듯 놀라고
또 다시 심장이 뛰고
네가 잊혀진다는
실낱 같은 가망에
밀칠 수도 기댈 수도 없는
그 가능성에
지옥 같은 이 시간을 견뎌
다시 밖으로 나가게 되면
나를 기다리는 건 더 이상
네가 없는 세상
그 순간 벼락 같이
더운 피가 올라와
내 두 뺨을 덥히고
또 다시 눈물이 나고
결국 나를 여태껏
움켜쥐고 버틴 건
내가 아닌 너였단
참 새삼스런 사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