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고갯길 중턱에 핀
작은 풀꽃 한 송이
주여,
당신이 주신 커다란 위로임을 믿사옵고
여름 한낮
피말리는 뙤약볕 아래
가늘게 이어내리는 샘줄기 한가닥
연민의 뼈저린 베품 앞에
감격하는 산빛깔이 짙습니다
교활한 짐승들의 눈빛과
사나운 빗발을 막는
이 작은 의지
산 바우 구멍에 엎드리면
당신이 내리시는 보우의 손길을
더욱 크게 느끼옵니다
마른 가시덤불 타듯
설움이 불붙는 노을 아래서
주여.
평안을 바라지 않는
거짓없는 속죄가
오히려 오만함을 어찌 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