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가

김종조

<전쟁가>는 소설 <삼국지>중 적벽강에서 패한 군졸들이 신세자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빅터를 비롯하여 콜럼비아 등에 전하는 <전쟁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노래의 사설 중 패졸들의 신세자탄하는 내용은 창자에 따라서, 또 부를 때마다 들고 남아 있지만 노래의 처음과 끝은 공통적으로 패군지장졸들이 자신의 처량한 처지와 고국으로 돌아갈 길이 막연함을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는 김관준이 1910년 경술국치를 전후하여 지은 것으로 그의 제자들이 불렀으나 당시 일제의 탄압으로 전승이 활발치 못하여 그 다음세대로 전승되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이야기 줄거리를 엮음식으로 불러나가며 노래를 여밀 때에 <수심가> 선율로 끝맺는다.

원반 : Victor KJ-1198A(KRE 348)
Victor KJ-1198B(KRE 349)
녹음 : 1938. 3. 17

적벽가의 패전군사 이곳저곳 모여 앉더니 신세자탄에 울음 우는이 목불인견을 못 보갔구나. 어떤 군사 내달으며 여봐라 동무(들아) 시상 팔자 기박하야 초 일곱살에 아버지 죽고 여덟살에 어멈 잃고 사고무친 혈혈단신 의탁할 곳 바이 없어 외삼촌네 집에를 갔던만 ? 해에는 애기 뵈이고 이듬해에는 소 끌리고 깔뜩하면 호령이요 아차하면 매질이라 이 세상에 돈 없구서는 친척 동생도 다 쓸데없네.
남의 집에다 머슴살아 첫해에는 두냥 닷돈 이듬해에는 석냥 닷돈 차차차차 올라가서 마루 고봉이 되게 되니 착실한데 비췄던 거동 중의 어떤 분이 무남독녀 딸 하나를 애지중지 길러내 아무개집 아무개는 남의 집 머슴은 살지만 건실하고 착실하다고 다릴 사위를 맞는다고 목항마다 쑥덕쑥덕 허더니만 길일 택하여 신부 집으로 나갈적에 홍영자공산호편 옥안금천황금록 청홍사 고운굴레 상모 물려서 덥벅 달고 층층다래 은엽 등자 호피 돋움이 맵시난다. 오로백보 판서사는 공중에다가 훨씬 받구 신부집으로 당도를 허여 초례청에 들어서니 강구지예가 절로나 오늘겉이 좋은 날에 우리 부모 생존했으면 얼마나 귀엽다구 하시련만 우유구완에 영이별 하신 부모 다시 뵙자일 만무로구나.
일락서산에 해떨어지고 월출동령 달 솟는데 신방에 가 들어가니 신부가 드르런헌단 노기 홍상에다 명월패를 늘여차고 앵무 같은 시녀들은 좌우에가 영의하여 앙 삼싹 들어설적에 나의 춘흥 못 이기어 섬섬옥수 덤벅잡고 만단사정 다 못하여 앞 뒷문으로 우르르르르 달려들더니 고도리 상토를 와르르르 부여 잡더니 군사 뽑혔다고 재촉허니 뉘라고 이녕을 알까
신부님의 거동보소 샛별 같은 두눈에서 진주 같은 눈물방울이 핑그르르 돌더니만 여보시오 군자님아 당신은 대장부라 부디 여자들 사렴치 말으시고 만군진중 먼먼곳에 백전백승 승첩하듯 개가 부르며 돌아와서 우리 둘의 끊어졌던 거문고줄 다시 니어 만군진중 나올적에 행여나 승전하여 고국갈까 하고 바랐더니 패군지장이 되았으니 고국 갈길은 만무하구나.
어떤 군사 내닫는데 떨어진 전복에다가 부러진 창대 옆에 끼고 울음 울고 내닫더니 이내 사정 들어보소 만군진중 나올적에 장상학발 늙은 부모 못가리라 울음 울고 초 일곱살 먹은 놈 서당갔다 오더니만은 천자문을 보기 좋게 내던지고 아구 아버지 나두 가요. 아버지 가는 곳 나두 갑시다. 못간단다 산이 높아 목간단다 물이 깊어 못간단다. 너누 나고 나두 나가 속절없이 죽게 되면 누대봉사는 뉠게 전차닢 만능 의사 먹지 말고 부데 편안히 너 잘 있가라.
백번이나 위로하고 만군진중 나올적에 행여나 승전하여 구국갈까 바랐더니 패구지장이 되았으니 고국 갈길은 만무로구나. 꽃들어 승첩하여 가거든 아무날 아무시 아무싸움에 이겼다고 이말만이라 전하여주. 죽은날 기념이라도 잊지 말고 밥 한그릇 국 한술이라도 근근히 떠 놓아 전장적귀나 이~면케 해주렴. 못된 세상에 났다가 일허물 죽배기들이 못하구 객삽 전장이 되더란 말걸 생각사로 구슬픈 사정은 어쩌면 좋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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