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곁에 나는 이끼처럼 머문다
(내 몸 타고 미끄러져 가는 옛 노래)
내 하늘을 가득 소음으로 채운다
(새들만이 주소를 알아본 섬나라)
이런 밤은 다른 세계란 걸 믿는다
(빌딩보다 구름이 낮은 밤)
흔적 없이 길은 노래 뒤로 숨었다
(베개 속에 꺼져 있던 길의 숨소리)
잠을 깨워 술을 불러 함께 걷는다
(느릿하게 물러나는 밤의 눈동자)
너무 커서 못 보는 얼굴이 그립다
(빈 액자가 발끝에 치인 밤)
골목마다 다른 불빛들이 환하다
(누구 하나 듣고 있지 않은 노래들
비도 없이 멜로디는 젖어 무겁다
(섬나라의 시민들이 적은 손 글씨)
이런 밤은 색이 바랠 만큼 걷는다
(익숙해진 노래를 망치는 비-밀)
사람들은 어딜 떠나려고 바쁘다
(밤 열차는 여기에 소리로 남는다)
밤이 듣는다(누가 떨면서 있다)
다정함을 지키던 마음 속
괄호가 새들 틈으로 날아갈 때 온 밤이 듣는다
밤이 듣는다(꼭 붙어서 있다)
바위 속에 한 번쯤 닿고픈
이끼가 새벽쪽으로 커갈 때 온 밤이 듣는다
밤의 곁에 나는 이끼처럼 머문다
(내 몸 타고 미끄러져 가는 소리들)
이런 밤은 다른 세계란 걸 믿는다
(내 하늘은 가득 소음 속에 갇힌다)
music by ELENA
word by BANG YOUNG 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