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독한 슬픔>
해마다 봄으로 가을로 몸으로 맘으로 계절을 못견뎌 하더니
이젠 새벽 네 시까지도 잠들지 못하고 가슴엔 그리움
우리는 겨우 비바람이나 파도에도 흔들리는 사람일 뿐이라며
외로움의 가면을 쓰고 찾아온 너의 손을 잡지 않을 이유는 없었네
얼마나 많은 절망의 밤들과 희망과도 같은 아침이 번갈아 오갔는지 헤아릴 수 없을 때~
내게 남은 추억들을 모조리 거느리고 이제는 두드릴 문 하나 남기지 않은 채
떠나버린 빈 자리엔 영화가 남긴 음악처럼 한자락 너의 향기 뿐
그땐 내가 왜 몰랐을까 사랑도 미움도 아니었어야만 했던 목마름
이젠 더 이상 나의 마음엔 저녁과 아침이 번갈아 오지 않아요
내 마음이 무얼 원하고 있는지 나의 마음이 누굴 그리워하는지
나의 스물하나 바람같은 목마름에도 이모든 것이 그저 부끄러울 때~
그땐 내가 왜 몰랐을까 사랑도 미움도 아니었어야만 했던 목마름
이젠 더 이상 나의 마음엔 저녁과 아침이 번갈아 오지 않아요
항상 열려있을 내 맘의 문으로 다시 돌아오진 않을 테니